눈이 내리는 겨울입니다. 버스를 타다 깜빡 졸아버린 당신과 친구가 눈을 뜬 곳은 마지막 정차역입니다. 버스는 하루에 한 대만 지나간다는 아주 작은 시골 마을. 어두운 밤 갑작스럽게 찾아온 폭설에 여러분은 마을 안으로 들어가 머물 곳을 찾아보기로 합니다.
“외로움의 끝은 어떻게 날까.” 어느 무더운 여름입니다. 새까만 아스팔트와 시멘트, 벽돌로 이루어진 도시의 숲은 도통 이 무더위를 식혀 줄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. 정오의 햇살은 이 땅의 모든 그늘을 지워 버릴 듯 위협적으로 떠 있고 매미 소리는 시끄럽기만 합니다.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 땀이 주르륵 흐르고 호흡 한 번에 폐까지 더운 김이 스미는 무덥기만 한 여름입니다. 하지만. 가을 같은 건 오지 않겠죠. 여러분은 20년째 끝나지 않는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. 멸망을 향해 가는 별 위에 서 있습니다. 구세주는 어디에 있을까요. 낙원은요. 우리는 이토록 고독한 멸망을 맞이해야만 하는 걸까요.